제1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첫 번째 선학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키리바시공화국 아노테 통 대통령님, 그리고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 박사님께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실천하며 아름다운 공존의 세상을 만들어 오신 우리 시대의 영웅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 뜻 깊은 행사에 초대해 주신 홍일식 위원장님을 비롯한 선학평화상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올해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되었습니다. 그 참혹했던 공멸의 위기는 극복해 내었지만, 우리 인류는 전후에 다짐했던 희망의 역사를 아직도 써내려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간, 지역간, 인종간, 종교간 갈등은 여전하고, 극단주의적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같은 새로운 위협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등 또 다른 형태의 글로벌 도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인류는 현재의 위기를 바르게 진단하고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갈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저는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드는 해답을 ‘문명’(文明)의 힘에서 찾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를 쌓아 무기를 개발하고, 타국의 희생을 바탕으로 패권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낡은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21세기는 ‘문명의 시대’가 되어야 하고, 그것은 각국이 인문과 문화의 꽃을 피워 상호 협력하는 시대를 뜻합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경제를 부흥하려는 이유도 각국의 국민들이, 또 자연과 인간이 다함께 잘살기 위해서라야 합니다. 그래야 지구촌이 조화롭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 공동체의 연대와 소통에 기반한 세상을 지향하는 선학평화상의 비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바다’를 테마로 한 1회 선학평화상의 수상자들은 그러한 미래비전을 온몸으로 실천해 오신 분들입니다.


아노테 통 대통령께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으면서도, 키리바시 국민들과 함께 해양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놀라운 인류애를 실천하고 계십니다. 그야말로 기후위기에 맞서 미래세대를 지키는 인류의 수호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모다두구 굽타 박사님 역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곤층을 위해 물고기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에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가난과 굶주림이 없는 세계를 만들겠다는 박사님의 꿈과 노력은 이미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에게는 나눔과 배려, 포용 등 아름답고 정의로운 공동의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 두 분 수상자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우리 스스로 본연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그 희망을 좇아 머지않아 모든 인류가 참다운 공생·공영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수상자들께 다시 한 번 축하 드리면서, 함께하신 모든 분의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