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간 아프리카 농업을 혁신해 대륙 전역 수억 명의 식량안보를 개선한 공로로 제3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한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딛고 깜짝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룬 한국은 제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과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을 서로 연결해 미래의 빌 게이츠들을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 수상 소감은.

“서울에서 선학평화상을 받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은 꿈의 도시이고 올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며 느끼고 가게 되는 곳이다. 이 나라는 전쟁 후 반토막이 났고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은데, 소득 100달러에서 3만1000달러로 깜짝 놀랄 만한 발전을 이뤘다.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한국이 보여준 비전과 열정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 30년 간의 공직생활을 선학평화상위원회가 평가해준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 농업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 아프리카에서 농업이 갖는 의미는.

“우리는 음식을, 더욱이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필요로 하지만 수백만 인구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근본적 문제인 농업의 발전 없이는 빈곤, 영양결핍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여기에 포커스를 맞췄고 관련된 일을 계속 해 오고 있다. 아시아나 남미 등에 아직 저개발국가가 많지만 더 큰 문제는 아프리카다. 식량혁명을 통해 아프리카를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가 아닌 투자를 강조하는데.

“나는 아프리카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아프리카에는 사실상 자연자원이 무한하고 젊은이들이 많다. 이를 잘 결합하면 아프리카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스·수자원 개발 등 많은 분야에서 투자를 받아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1980년대부터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많은 한국인 비즈니스가 아프리카에 투자해 같이 가치있는 일을 해 나가길 바란다.”

― 아프리카 대륙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개발은 이론이나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헌신적 투자가 없으면 안 된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나 과학기술 면에서, 특히 자원도 없이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세계의 모델이다. 인적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한국의 4차산업혁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과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이루고 싶다. 또 한국과 아프리카의 젊은이들, 기술자들을 연결해 미래의 빌게이츠들을 양성하고 싶다.”

― 한국의 농업인도 아프리카로 진출할 수 있을까.

“어제 마침 한국 농업 관련 교수 10여명을 만났다. 아프리카는 (농업에서도) 좋은 투자처다. 아프리카 대륙은 무한하고 한국은 효율적 농업을 하면서 다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품질의 쌀을 만들고 있다. 한국과의 스마트 농업 협력에 특히 관심이 많다. 부산 시당국과 튀니지에 드론을 통해 농업을 개발하는 내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드론을 띄워 농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많은 땅을 관리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4차산업혁명과 연결해 농업을 발전시키는 스마트 농업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많이 배워 아프리카 농업 발전에 활용하고 싶다. 한국 기술을 통해 개발하고, 그걸 아프리카에 적용하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그런 면에서 농업은 젊은이에게도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3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총재,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와 와리스 디리, 선학평화상위원회 홍일식 위원장.
이제원 기자

― 이번 수상이 갖는 의미는.

“제게 더 많은 일을 하라고 더욱 채찍질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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