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의 평화와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우리(이머전시 단체와 저)의 활동과 노력에 더 큰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1994년에 전쟁과 빈곤의 희생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자 이머전시라는 단체를 설립하였습니다. 설립 후 지난 22년간 이머전시는 치료받을 권리는 기본적인 인권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17개국에서 8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치료해왔습니다.

우리는 15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부상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아프간에서 지칠 줄 모르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수만 명의 난민과 내국 실향민을 수용하며 전쟁으로 전 재산을 잃어버린 가족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보다 나은 미래를 찾아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 들어오는 수백 명의 이민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매일 전쟁 피해자들의 고통을 보며 전쟁은 인류에게 최악의 질병임을 깨닫습니다.

1932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전 세계 언론인들이 모인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전쟁은 인간화될 수 없다. 전쟁은 폐지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얼마 후 1955년 아인슈타인은 버트런드 러셀과 함께 인류가 당면한 선택을 엄중하게 밝힌 다음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냉혹하고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한다 : 우리는 인류의 종말을 고할 것인가? 아니면 전쟁을 포기할 것인가?"

인류는 전쟁을 포기해야만 합니다. 히로시마 폭탄보다 수백만 배나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기술이 가능한 현재에 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전쟁 포기가 유토피아적 환상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19세기 이전에는 노예제도 폐지조차도 유토피아처럼 보였습니다. 전쟁이 위기를 다루기 위한 선택권으로 남아있는 한, 결국 누군가는 전쟁에 의지할 것입니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은 오직 전쟁 폐지 뿐입니다.

 

 

2016. 11. 29
지노 스트라다 (Gino Str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