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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INSIGHTS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상, 선학평화상재단입니다.

1947년 탄생한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를 아십니까?


(사진출처, BAS)


시곗바늘이 자정을 가리키면 지구의 멸망이 온다는 '운명의 날 시계'. 한국에서는 지구종말시계로도 불립니다.

 

20221월, 이 시계를 운영하는 미국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 이하 BAS)는  1947년 이 시계가 세상에 처음 등장한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2020년의 ‘100초 전상태가 3년째 유지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https://thebulletin.org/2022/01/press-release-at-dooms-doorstep-it-is-100-seconds-to-midnight/

(BAS 발표자료 바로가기)

 

'운명의 날 시계'1940년대 미국의 원자폭탄개발계획인 맨해튼프로젝트’에 참여한 미국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1945년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참상을 본 이들은 핵무기가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이에 인류가 만든 기술이 세상을 파괴할 수 있다는 걸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1945년 BAS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47년 이 단체에서 발간하는 회보에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시점을 시계 분침으로 디자인한 표지를 선보이면서 '운명의 날 시계'는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947년 최초디자인)


(2007년 바뀐 현재 디자인)

 

시간은 자정으로부터 7분 남은 것으로 설정됐습니다. 시계를 디자인한 예술가 Martyl Langsdorf7분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내 눈에 좋아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답변을 기대한 사람들은 ?” 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https://thebulletin.org/doomsday-clock/faq/

(운명의날 시계에 대해 많이 받는 질문 바로가기)


 

지구 멸망까지의 시간은

누가 어떻게 정하나?

 

과학보안위원회는 매년 1그리고 전 세계에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정까지 남은 시간’을  발표합니다.

 

원자력 및 기후과학 과학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학보안위원회는 일 년에 두 번씩 모여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시간을 재설정합니다.

 

위원회는 시간을 재설정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및 후원위원회(Bulletin's Board of Sponsors)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하는데요, 알버트 아인슈타인 주도로 만들어진 후원위원회에는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후원위원회를 설립한 아인슈타인과 로버트 오펜하이머*, 사진출처 BAS)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을 개발한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장을 지낼 정도로 맨해튼 프로젝트의 핵심인물이었으나 2차대전 이후 핵무기 사용을 반대하다 공산주의자로 몰려 모든 공직을 박탈당합니다.

 

시간 재설정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운명의 날 시계'는 핵무기숫자, 대기 중 탄소농도, 해수면 상승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이 재설정된다고 하는데요, 시계가 고안됐던 당시에는 핵무기가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이었지만 점점 지구를 위협하는 요인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2007년부터는 기후변화도 지구를 멸망시킬 치명적인 위협으로 포함됐습니다.


지난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운명의 날 시계' 자정까지는 1분밖에 남지 않았고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기후변화에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우리 자식 세대가 대응하기엔 너무 늦게 될 것이라고 기후 행동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사이버공격, AI, 바이오테러리즘 등의 파괴적 기술과 코로나19가 지구 위협요인으로 포함되었습니다. 


(연도별 핵무기 숫자, 1986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운명의 날 시계로 본

글로벌 위기의 역사



(연도별 자정으로부터 남은 시간추이, 이미지출처 위키미디어)

 

1947'운명의 날 시계'가 등장한 후 지금까지 분침은 24번 재설정됐습니다. 시간이 변경된 주요 이슈를 볼까요.

 

1953년 미국 수소폭탄 실험

23시 58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했을 때, 시계는 오후 1158분을 가리키면서 지구의 종말이 2분밖에 남지 않았음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 1963년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 완화

23시 48분, 1963 미국과 소련이 대기중 핵실험을 끝내는 부분핵실험 금지 조약을 체결했을 때 시계의 분침은 뒤로 늦춰졌습니다.

 



○ 1972년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 완화

23시 48분, 미국과 소련 간 채결된 전략무기제한 조약(SALT), 요격미사일 배치 제한 조약 체결로 종말까지 시계는 뒤로 늦춰졌습니다.




1984년 냉전 격화

23시 57분, 하지만 미국 소련간 냉전이 격화되고 미국 소련의 군비경쟁이 심화되면서 종말까지의 시간이 당겨지게 됩니다.



 

 

1990년 베를린 장벽 붕괴

23시50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멸망까지의 시간은 늦춰지게 됩니다.




1991년 냉전 종식

23시 43분,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과 소련이 전략무기감축조약을 체결 하면서 '운명의 날 시계'는 당초 고안된 자정에서 15분이내 범위를 벗어난 17분을 가리키게 됩니다. '운명의 날 시계' 기준으로 가장 평화를 향해가던 해입니다.




2002년 미국 테러와의 전쟁 선포

23시 53분,  9.11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1972년 소련과 체결한 요격미사일 제한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7분으로, 시간은 다시 앞으로 당겨집니다.


 

2018년 북한 핵실험 및 기후변화

23시 58분, 북한의 핵실험과 기후변화위기는 시계바늘을 1953년 미국과 소련의 수소폭탄 실험 이후 가장 자정과 가까운 2분전으로 당겼습니다.


 https://thebulletin.org/doomsday-clock/timeline/

(타임라인 상세자료 바로가기)

 

 

2020년 국제적 공동협력 체제의 붕괴

23시 58분 20초, 지구 멸망 100초 전! 세계지도자들이 핵전쟁과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하는데 실패하며 시간은 가장 자정에 가깝게 다가갔습니다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이란 핵협상 결렬, 유엔안보리 분열 등으로 현존하는 위협을 다루는 글로벌 공동협력 체제의 종말에 대한 우려가 지구 종말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제4회 선학평화상 설립자 특별상 수상자)는 2020 운명의 날 시계’ 행사장에서 “100초는 우리가 일찍이 경험했던 것보다 전 지구적 재앙에 더욱 근접해 있다고 지적하고, “이것은 아마 세계를 향한 충격적인 사건일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2020년 운명의날 시계 발표회장, 오른쪽부터 제4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메리 로빈슨 아일랜드 전 대통령,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전 주지사)


○ 2021년 국제적 공동협력 체제의 붕괴

23시 58분 20초, 지구 멸망 100초 전,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핵과 기후변화, 가짜 정보 위험 등 부정적 요소기 시계를  ‘23시 58분 20초’에서 그대로 멈춰세웠습니다.



 

2022년 현재 상황

운명의 날 시계3년째 멸망 100초 전!


https://thebulletin.org/doomsday-clock/current-time/#footer_menu_itm

 

 

20221BAS의 레이첼 브론슨(Rachel Bronson) 회장은 운명의 날까지 남은 시간은 여전히 100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인간 존재를 위험에 빠뜨리는 핵, 기후변화, 새로운 파괴적 기술과 같은 인위적 위협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설명하며,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재가입, 이란 핵협정 복귀 모색 등 반가운 변화가 있었으나 흐름을 역전시키기엔 미흡했다고 밝혔습니다.

 

과학보안위원회 공동의장인 샤론 스콰소니(Sharon Squassoni)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분침을 조정하지 않은 것은 안정도 안전도 아니며, 위험한 순간에 갇혀 있다는 뜻이라고 일촉즉발의 현재 지구 공동체의 위기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3, BAS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사용 위협을 규탄하며 자정까지의 시간은 100초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초반 크렘린궁은 핵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는 소식을 흘렸고, 전 세계에 핵전쟁의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https://thebulletin.org/turn-back-the-clock-challenge/

 

 

일부에서는 75년 된 시계의 유용성에 의문을 하기도 하고자정으로부터 100초 건 50초 건 자정에 가까워진 이상 위협에 대한 예측 변수로서 가치를 상실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날 시계'가 핵무기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파괴적 기술 같은 다른 영역의 연쇄적인 위기에 대해 사람들에게 상기시키는 하나의 지표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100!

100초 후에 이 세상이 멸망한다면 여러분은 그 짧은 시간동안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죽음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입니다. 멸망을 준비하기 보다는 자정으로부터 보다 멀리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핵과 더불어 최근 시간 설정 기준으로 포함된 기후변화’. ‘사이버공격’, ‘AI’, ‘바이오테러리즘’, ‘코로나19’.

 

이런 전 지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은 늘어날 것입니다

Sunhak Peace Prize

미래세대는 현세대의 생물학적 자손을 넘어 현세대가 직접 만날 수 없는
미래의 인류 일반을 의미합니다.

현세대가 행하는 모든 행위는 미래세대에게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기에
우리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