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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INSIGHTS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상, 선학평화상재단입니다.

글로벌 새 질서짜기

어느 때보다 바빴던 각국 정상들의 6


미국, 영국, 유럽 등 서방국은 28일까지 독일에서 진행되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와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 개최될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대()러시아 제재 강화와 푸틴 대통령에 맞선 연합전선 유지 등을 논의한다.” (머니투데이, 2002627)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62710242181421

 

 

 중국은 미국이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와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이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을 통해 압박을 강화하자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브릭스(BRICS) 플러스를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624)

https://www.yna.co.kr/view/AKR20220624071400083?input=1195m

 


6월 마지막 주 국제면에 실린 기사들입니다.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였을 각국 정상들의 동선이 전해집니다. 미국·EU를 중심으로 뭉치는 국가들과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뭉치는 국가들. 세계화가 막을 내리고, 30년 전에 종말을 고했던 냉전 시대가 다시 오고 있는 것일까요?

 

전 세계는 지금, 다자주의와 경제 분업화로 각자의 영역에서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던 글로벌 시스템이 코로나19와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점점 붕괴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장기전으로 치달아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며 세계 각국이 깊은 고민에 빠지는 것은, 이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1989년  왼쪽 부시 미국대통령,  오른쪽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  출처 중앙일보)

 

1989년 미·소 정상이 만나 냉전 해체를 선언한 후, 지난 30여년 간 전 세계는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쏜 방아쇠가 이 질서에 큰 균열을 낸 것입니다.




 

푸틴의 총포 직후, 세계는 현상 질서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그 동맹국 그리고 이에 도전하는 러시아와 21세기 들어 과거의 패권국 지위를 되찾은 중국이라는 두 개의 진영으로 분열되고 있습니다. 힘의 대결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탈세계화, 지역블록화, 신냉전으로 설명되고 있는 최근 국제 정세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경제와 안보가 한몸인 시대,

미국 중심으로 모이는 국가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남미부터 유럽·아시아태평양까지 군사·경제 외교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러시아에 대응할 새로운 동맹 전략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미국은, 주요 블록의 동맹국과 비동맹국을 모두 끌어안으며 국제 질서 새 판 짜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G7(Group of Seven)



지난 626일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산 금 수입 중단 등의 대러시아 제재와 함께 중국의 일대일로(·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개발도상국 인프라 개발에 6,000억달러(77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개발도상국을 의식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7개국 정상들과 유럽연합(EU) 대표가 국제정치, 경제 등에 대해 토의하는 연례회담입니다. 1970년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4개국(G4)이 석유파동 등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자유주의 국가 위주의 새로운 경제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이후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가 합류하여 G7이 되었고 1998년 러시아가 정식 회원국이 되어 G8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면서 축출되어 다시 G7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대한민국, 호주, 인도, 스페인 등을 구성원으로 참여시켜 G7을 확장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더 큰 세력으로 거듭나려는 의도입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런 움직임에 당연히 러시아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냅니다. 러시아의 볼로딘(Volodin) 하원의장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미국에 일방적 지지를 보이지 않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이란, 터키로 구성된 전혀 새로운 G8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래 저래 세계는 더욱 양극화되는 중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https://www.nato.int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국제 군사동맹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선 ‘NATO’로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 등 국가에선 ‘OTAN(Organisation du Traité de l'Atlantique Nord)’으로 부릅니다.

 

나토는 유럽과 북미 국가를 중심으로 1949년 동유럽에 주둔한 구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창되었고, 현재 30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했습니다. 1991년 냉전 종식 이후에도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나토 헌장에 따르면 회원국 중 어느 한 국가에 대한 무력공격은 모든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합니다. 이것이 군사동맹의 가장 큰 힘인데요. 공격받는 국가를 나토 차원에서 돕게 됩니다.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안을 느낀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70년간 지켜왔던 중립 노선을 깨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나토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합류 소식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두 나라는 더욱 안전(safe)해지고, 나토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유럽과 대서양지역은 더 단단(secure)해질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포했습니다.

 

러시아의 전쟁으로 극도의 긴장 상태인 나토는 현재 4만명인 신속 대응군을 30만명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https://www.nato.int/cps/en/natohq/news_197251.htm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로서는 나토가 확장되는 역풍을 맞은 셈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이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자격으로 초청됐습니다. 나토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셈인데요. 러시아만큼 나토의 확장을 불편해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아태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군사집단을 끌여 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게다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선 러시아를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중국을 나토 회원국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으로 기술한 새로운 전략개념이 채택됐습니다


전략개념은 나토의 정체성과 임무를 담은 핵심문서이기 때문에, 나토의 확장과 이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이 유럽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의 국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쿼드(Quad), 오커스(AUKUS),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IPEF)

기관들은 최근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데요.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에 대응해 바이든 정부 출범이후 미국 주도로 결성된 군사, 경제 협력기구들입니다.

 


쿼드(4자 안보대화,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QSD)

 


(이미지 출처 NEWSIS)

 

쿼드연합의 목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항로를 중국의 영향권에 들지 않도록 전략을 개발하는 것으로, 2007년부터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이 정기적으로 실시한 정보교환, 군사훈련 등과 관련된 대화가 2017년 쿼드연합으로 발전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주요국들의 반 중국 군사협력체 성격인 셈입니다.

 


커스(AUKUS)



(이미지 출처 SeaWaves Magazine)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statements-releases/2021/09/15/joint-leaders-statement-on-aukus/

 

2021년 중국을 견제해 발족한 호주(Australia), 영국(UK), 미국(USA)이 맺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3자 군사동맹입니다.

 

군사안보 협력체인 쿼드와 달리 나토와 같은 군사동맹이기 때문에 유사시 동맹간에 군사력 투입이 가능합니다. 오커스 창설로 미국과 영국은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전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중국은 물론 호주와 진행되던 100조원 규모의 핵잠수함 수출이 하루아침에 무산된 프랑스도 강한 비난을 표했습니다.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되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네요.

 


▪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IPEF)

 


(이미지출처 KATEHON)

 

IPEF20225월 출범한 미국 중심의 반중 공급망 전선입니다. IPEF에는 미국, 일본, 대한민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13개국이 동참하고 잇습니다.

 

미국은 IPEF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거대한 경제 플랫폼으로 묶어낸다는 구상인데요. IPEF는 공급망 재편, 청정에너지, 디지털 경제, 기술표준 정립, 노동 표준화 등을 추구하며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반미·반서방으로 밀착

중국·러시아를 중심축으로 모이는 국가들


 

 

미국의 반대편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상대를 최고의 우군으로 삼고 밀착하고 있습니다. 밀착의 공통분모는 반미와 반서방.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과 견제에 직면한 중국, 그리고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의 동진과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압박 때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의 전 방위적 압력에 직면한 중국은 러시아가 자국과 동병상련의 처지라고 보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조선일보)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 두 나라가 협력하면 국제 질서에 막강한 파워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두 나라가 군사·외교·경제 면에서 긴밀한 공조를 하며 미국에 맞서는 중·러 주도의 다자 협력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진핑 주석은 유엔·브릭스·상하이협력기구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조직과 소통을 강화하고, 신흥시장국 및 개발도상국과 협력을 추진해 국제질서와 글로벌 거버넌스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브릭스 (BRICS)



https://infobrics.org/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으로 이뤄진 5개국의 앞글자를 딴 명칭입니다. 원래는 21세기 들어 이머징 마켓으로 떠오르는 국토면적과 인구 규모가 큰 4개국을 금융권에서 지칭하는 용어였는데 2009년 러시아에서 정식으로 BRIC 정상회담이 열리고 2010년 남아공이 가입하게 됩니다. 지금은 중국·러시아를 축으로 G7에 대항하는 성격의 동맹이 되었습니다.

 

지난 624중국은 베이징 회담에서 방글라데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우루과이 등 회원국을 더 늘린 브릭스 플러스를 추진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브릭스 정상들은 감염병, 경제회복, 기후변화, 세계 평화와 안보 문제에서도 협력을 다짐하며 다자주의 질서를 강조했는데요. 브릭스의 확대가 다자간 협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지 또 다른 양극화의 시작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출처 CGTN)

 

상하이협력기구 (SCO)




2001년 중국은 주도적으로 정치, 경제, 안보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설립해 각종 안보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더 긴밀하게 SCO의 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상하이협력기구(SCO)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이란 등 9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들 회원국이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하면서 경제적으로 세계 GDP2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상하이협력기구(SCO)중국 러시아 양국의 주도 하에 영토불가침, 국내문제 불간섭, 다자적 국제질서를 주창하면서 군사적 신뢰 구축, 대테러 공조, 나토 확산 견제, 경제통합의 과정을 거치며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주요한 다자안보협력기구로 발전해 왔습니다.

 

중국은 태평양에서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중요한 버팀목으로서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북방 대륙 지역과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안전 확보가 중요한 중국으로서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북방지역의 안정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http://eng.sectsco.org/about_sco/

 

 

더욱 중요해진 다자주의로의 복귀

 

지난 30년동안 세계는 다자주의 하에서 평화와 번영을 누려왔습니다. 기근과 가난이 많이 해소되었고, 보건과 교육 수준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새롭게 부각되는 신냉전이라는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인류가 애써 지켜온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적 가치가 빛 바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깊어집니다.

 

특히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기후위기, 감염병 등 글로벌 도전 과제의 대응 모색은 이미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강대국이 아닌 나라들은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인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서만 보장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블록화의 어느 한쪽에 줄 서는 식이 아니라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전 인류의 고른 번영을 추구하는 다자주의로의 복귀와 유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Sunhak Peace Prize

미래세대는 현세대의 생물학적 자손을 넘어 현세대가 직접 만날 수 없는
미래의 인류 일반을 의미합니다.

현세대가 행하는 모든 행위는 미래세대에게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기에
우리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