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산성화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흡수되면서 해수의 pH가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식탁과 어업, 산호초, 해안 지역의 삶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예요. 지금부터 해양 산성화가 왜 일어나고, 바다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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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바다는
탄산음료처럼 변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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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흡수되면서 해수의 화학적 균형이 바뀌고 있습니다.출처: Sunhak Peace Prize
“이대로라면 바다가 탄산음료처럼 변할 수 있습니다.” 처음 들으면 조금 과장된 표현처럼 느껴질 수 있죠. 하지만 원리를 하나씩 살펴보면, 이 비유가 무엇을 경고하는지 금세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 속 탄산은 단단한 치아 표면에도 영향을 줍니다. 지금 지구의 바다에서도 이와 비슷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있어요. 공장과 자동차 등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는 대기에만 머물지 않고 상당량이 바닷물에 녹아듭니다.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는 탄산(H₂CO₃)을 만들고, 탄산은 다시 수소이온(H⁺)을 방출합니다. 수소이온이 늘어날수록 해수의 pH는 낮아지고, 바닷물은 점점 산성에 가까워집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개와 산호가 몸을 만드는 데 필요한 탄산염 이온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재료가 부족해지면 조개류는 껍데기를 제대로 만들기 어려워지고, 산호의 단단한 골격도 약해질 수 있어요.
치아 하나가 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바다 생태계를 떠받치는 뼈대가 조용히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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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산성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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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 0.1의 차이,
정말 작은 변화일까요?
여기서 잠깐 화학 시간으로 돌아가 볼까요? pH는 보통 0부터 14까지 표시하며, 숫자가 낮을수록 산성이 강합니다. 중요한 점은 pH가 일반적인 눈금이 아니라 로그 척도라는 사실이에요. pH가 1 낮아지면 수소이온 농도는 10배 높아집니다.
산업화 이전 바다의 평균 pH는 약 8.21이었지만, 최근에는 약 8.10까지 낮아졌습니다. 숫자로는 0.11 정도의 차이지만, 이는 바닷물의 산성도가 약 30% 높아진 것과 같습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변화의 속도입니다. 바다 생물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할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 산업화 이전부터 최근까지 해수 pH가 낮아진 흐름과 지구적 산호 백화 현황을 함께 보여주는 도표입니다.출처: NOAA, IPCC AR6

▲ 지난 40년 동안 해수의 pH가 꾸준히 낮아지며 바다가 점점 산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출처: Nicolas Gruber & Luke Gregor
핵심 수치로 보는 해양 산성화
1. 산업화 이후 해수 pH는 약 0.11 낮아졌습니다.
2. 이는 수소이온 농도가 약 30%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3.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 해수 pH가 약 7.7까지 낮아질 수 있습니다.
IPCC는 해양 산성화가 이미 세계 모든 바다에서 관측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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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백화 , 바다의 SOS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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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산호의 화려한 색은 몸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미세조류인 ‘쥬산텔라’에서 나옵니다. 미세조류는 광합성으로 산호에 영양분을 주고, 산호는 안전한 서식처를 내어주죠.
하지만 바닷물이 지나치게 뜨거워지거나 화학적 환경이 나빠지면 산호는 스트레스를 받고 미세조류를 몸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러면 색을 잃은 흰 골격이 드러나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산호는 영양분을 얻지 못해 죽을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 대보초(Great Barrier Reef)도 반복적인 백화 현상을 겪어왔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이 직접적인 방아쇠가 되고, 해양 산성화는 산호가 골격을 회복하고 성장하는 힘을 약화시킵니다.

▲ 고수온과 해양 환경 변화로 색을 잃은 산호초의 모습입니다.출처: Sunhak Peace Prize

▲ 호주 대보초의 산호 상태와 장기 변화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출처: Australian Institute of Marine Science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 제4차 지구적 산호 백화 현상은 이전 사건보다 더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83개국에서 전 세계 산호초 면적의 약 84%가 백화 수준의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어요.
1998년, 2010년, 2014~2017년, 2023~2025년으로 이어진 네 차례의 지구적 백화 현상은 매번 더 큰 규모로 나타났습니다. 경고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셈이죠.

▲ 지구적 산호 백화 현상의 영향 범위가 1998년 20%에서 2023~2025년 84%까지 커진 흐름을 보여줍니다.출처: NOAA Coral Reef Watch, ICRI
산호초는 전체 바다 면적의 1%도 차지하지 않지만, 전체 해양 생물종의 약 4분의 1이 이곳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래서 산호초를 흔히 ‘바다의 열대우림’이라고 부릅니다.
산호초가 무너지면 물고기의 산란장과 은신처, 먹이사슬이 함께 흔들립니다. 그 영향은 어업과 관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도 이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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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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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국경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양 산성화에 대응하려면 국가를 넘어선 연구와 정책 협력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국제 프로그램이 OARS(Ocean Acidification Research for Sustainability)입니다. OARS는 각국의 관측 자료와 연구 결과를 연결해 해양 산성화가 생물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정책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국제 데이터는 해수면 상승과 해양 산성화에 동시에 노출된 작은 섬나라들이 국제사회에 위험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근거가 됩니다. 숫자와 관측 자료가 한 나라의 생존을 대변하는 언어가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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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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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산성화의 근본 원인은 결국 이산화탄소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해법은 탄소 배출을 빠르게 줄이는 것입니다. 다만 국제사회와 기업, 시민이 함께 움직여야 실제 변화를 만들 수 있어요.
국제사회가 해야 할 세 가지
1. 탄소 배출 감축
파리협정과 국가별 감축 목표를 실질적인 정책과 행동으로 이어갑니다.
2. 국제 연구 협력
OARS와 같은 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관측 자료와 대응 전략을 공유합니다.
3. 블루카본 생태계 복원
맹그로브와 해초 군락을 보호해 탄소 흡수 능력과 해안 생태계의 회복력을 높입니다.
우리 생활에서 시작하는 네 가지
1. 이동 방식을 바꾸기
가능한 날에는 대중교통, 자전거, 걷기를 선택합니다.
2. 에너지를 아껴 쓰기
냉난방 온도를 조절하고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줄입니다.
3. 지속가능한 수산물을 선택하기
환경을 덜 훼손하는 방식으로 잡거나 양식한 해산물을 선택합니다.
4. 시민으로 목소리 내기
해양 보호 정책과 기후 대응에 관심을 갖고 참여합니다.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가운데 많은 일은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작은 선택 하나만으로 해양 산성화를 멈출 수는 없지만, 수많은 선택이 정책과 시장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어요.
바다가 탄산음료처럼 변하는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세대가 만날 바다의 색과 생명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 최연제 국장
참고자료
1. IPCC, Sixth Assessment Report (AR6)
2. NOAA Ocean Acidification Program
3. Australian Institute of Marine Science, Great Barrier Reef Condition Summary
4. NOAA Coral Reef Watch, Global Coral Bleaching

